한국 현대미술의 네 가지 질문, 올해의 작가상에서 만나세요
흔적과 기억, AI와 이미지, 회화 속 여러 갈래의 이야기까지. 작품마다 질문 하나씩 들고 전시장에 들어가봅니다.
미술관에서 모든 작품의 정답을 찾으려 하면 입구부터 피곤해질 수 있어요.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〈올해의 작가상〉에서는 이해민선·이정우·전현선·홍진훤, 네 작가의 작업을 질문 하나씩으로 만나보세요. 무엇이 남았는지, 이미지를 누구의 시선으로 보는지 묻는 것으로 시작해도 좋습니다.
이해민선의 작업에서는 사라진 뒤에도 남는 흔적을 살펴보세요. 전시장 전체를 본 뒤 작품 가까이 다가가면, 사물을 그리는 것과 사물이 남긴 상태를 보여주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게 됩니다. 눈에 보이는 대상의 이름보다 무엇이 지나갔을지 떠올려보는 관람법이 어울립니다.
〈잔설〉은 눈 사진 위에 화학약품을 사용한 작업입니다. 제목에서 기대한 눈과 눈앞의 흔적을 비교해보세요. 작품을 빨리 알아보는 일보다 제목과 재료를 번갈아 읽는 시간이 이 작업에 가까이 가는 방법이 됩니다.
이정우는 생성형 AI가 이미지와 역사를 구성하는 방식을 다룹니다. 영상에서는 그럴듯해 보이는 장면을 어떻게 믿게 되는지 질문해보세요. 기술의 신기함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, 어떤 자료와 기준이 화면을 만들었을지 생각하면 작업의 문제의식이 선명해집니다.
홍진훤의 영상과 사진은 이미지가 보이게 하거나 가리는 것에 주목합니다. 전시장에서는 화면 속 장면뿐 아니라 내가 무엇을 기다리며 바라보는지도 의식해보세요. 상영시간을 확인하고 자리에 머물면, 한 장의 이미지로는 따라가기 어려운 시간의 흐름을 만날 수 있습니다.
전현선의 〈토끼도 굴을 두 개 판다〉는 캔버스 30점으로 구성된 회화 설치입니다. 한곳에서 전부 읽으려 하기보다 몸을 옮기며 연결을 찾아보세요. 작가의 설명을 더 듣고 싶다면 10/27일 열리는 작가·심사위원 대화도 살펴볼 만합니다. 이 대담은 사전 신청제로 동시통역이 제공됩니다.
- 장소: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·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
- 전시: 〈올해의 작가상〉 · 7/24~12/6일
- 대담: 10/27일 13:30~17:30 · 지하 1층 다원공간
- 참여: 대담 무료·사전 신청 · 전시 관람권 별도
- 예약: 대담 신청 10/26일 24:00까지 · 선착순
현대미술을 잘 보는 날은 설명을 모두 외운 날보다 질문 하나가 오래 남는 날일지도 몰라요. 가장 마음에 걸린 작품 앞에서 한 번 더 멈춰보세요.
출처
- 글
- Daily Korea Editorial
- 사진
- 김상태 / 작가 제공 · 홍철기 / 국립현대미술관 · 고정균 / 작가 제공 · NAVE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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